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29. 2024
짧은 이월이 갔다
이 삼일 적다고 이렇게 휙 가고 마는구나
앓던 이 빠진 구석처럼 허전했던 달
없었던 날 들처럼 지나가고 마는구나
천년에 비하면 보이지도 않는 이틀이 이토록 허전하다니
이월은 이토록 허무하게 흘러갔다
삼월은 큰 달
무지하게 커서 달도 기우는 달
광야에 홀로 남겨진 유배자처럼 이월을 보내고 나서 꽃 소식이 들려온다
꽃은 이유도 없이 피는구나
이월이 이리 슬프게 갔구먼 서두
배려 따윈 없다
이월은 있는 듯 없는 듯 서성대다 갔다
나도 날로 치면 이월일까
있는 듯 없는 듯 살았으니
그럴 듯도 싶다
이월은 한 일이 하나 없으니 없어도 되는 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