邂逅

by 시인 화가 김낙필



자고 나면 사라지는 지난밤의 연정은 십 년이 지나가도 그 자리다
꿈은 세월도 거슬러 가서 가슴 시리게 한다

깨어나면 이별이라니
죽어 잠들면 이별 따윈 없겠지
오늘 하루도 힘겹지 않게

그대의 남쪽 하늘을 바라봐야겠다
날마다 하는 이별이야
이젠 이력이 나서 괜찮다

말을 잃어가는 하루가 더 두렵다

적막한 황야를 걷 듯
오늘도 무막한 길을 간다
견고한 새벽을 지나
도솔천 앞에 서면 붉은 노을이 지고
이별은 거기도 으스름 저녁처럼 온다


매일매일 이별하는 것이
살아가는 일이려니


죽어서나 만나는 해후(邂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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