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팡 이

by 시인 화가 김낙필



지팡이


굴다리 시장 한귀퉁이

두부 한모와 신김치를 놓고

덕평 막걸리를 드시는 아저씨

언젯적 녹색 새마을 운동본부 새싹 모자를 쓰고

몸이 많이 불편하신듯 몸이 반쯤 벽쪽으로 기울었다

왼쪽 손목도 안쪽으로 꼬여서 병색이 완연하다

젓가락질도 서툴러 두부조각을 자꾸 흘린다

한병을 다 드실쯤 얼굴이 불콰하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불편한 몸을 끌고 시장통까지 나오셨는고

열심히 다 드시고 일어나는 길

몸이 바위처럼 무거워 보인다

가슴 한쪽으로 찡한 통증이 스며온다

인생은 어차피 서글픈 것

그나마 지팡이 의지조차 힘들어지면 끝이다

지팡이야 잘 부탁한다

집까지 잘 모시렴

풋고추 한웅큼 사오는 길

속이 천근 만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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