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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기 다 리 는 女 心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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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 03분
ᆢ
'나고야'發 7C 1601편이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20 여분이 지나자 출구 C로 사람들이 입국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입국 수속이 전 세계적으로 제일 빠른 것 같다
오늘도 그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벌써
삼 년째 기다리는 사람이다
일 년
에 봄, 가을 두 번 오는 사람이다
내가 입국장에서
놓친 건지
그 사람이 안 온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오늘도 보지 못했다
아니면 부산으로 바로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울 볼 일을 보고 내려가는 사람이라
인천 공항을 통과하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오늘도 그 사람은 보이질 않았다
전광판 안내에서 '나고야'가 사라지고
다른 날처럼 입국장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렸다
17시 10분, 마지막 사람이 빠져나온 후 나는 돌아섰다
서운하지 않다
얼굴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를 살려놓고 홀연히 사라진 사람
생명의 은인
나를 여태 살게 한 사람
내가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해 온 사람
내일은 오겠지
다음 달엔 오겠지
늦어도
내년엔 분명
올 거야
오늘도 돌아서며 기다리는 사람
죽은 주인을 기다리는 忠犬처럼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돌아서 가는 내 등을 두드릴 것만 같아서
뒤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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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나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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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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