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다 리 는 女 心

by 시인 화가 김낙필






16시 03분

'나고야'發 7C 1601편이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20 여분이 지나자 출구 C로 사람들이 입국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입국 수속이 전 세계적으로 제일 빠른 것 같다


오늘도 그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벌써 삼 년째 기다리는 사람이다

일 년에 봄, 가을 두 번 오는 사람이다

내가 입국장에서 놓친 건지

그 사람이 안 온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오늘도 보지 못했다


아니면 부산으로 바로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울 볼 일을 보고 내려가는 사람이라

인천 공항을 통과하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오늘도 그 사람은 보이질 않았다


전광판 안내에서 '나고야'가 사라지고

다른 날처럼 입국장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렸다

17시 10분, 마지막 사람이 빠져나온 후 나는 돌아섰다


서운하지 않다

얼굴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를 살려놓고 홀연히 사라진 사람

생명의 은인

나를 여태 살게 한 사람

내가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해 온 사람


내일은 오겠지

다음 달엔 오겠지

늦어도 내년엔 분명 올 거야


오늘도 돌아서며 기다리는 사람

죽은 주인을 기다리는 忠犬처럼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돌아서 가는 내 등을 두드릴 것만 같아서

뒤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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