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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봄날은 간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Apr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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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봄날만 가겠냐만은
봄날은 유별난 게 있는 모양이다
가을날도 여름날도
물 흐르듯 잘 흘러가고
폭염으로 곤혹스러운 여름도 결국은 고개를
꺾는다
그런데 왜 봄날만 유난스럽게 간다는 건지 모르겠다
꽃이 피고
져서일까
봄바람
때문일까
지나간 날의 연정 때문일까
나는 봄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화려하고 찬란해서 싫다
세상이 꽃밭이 되는 것도 싫다
너무 현란하게 과해서 싫다
뼈 시린 옛 기억이 생각나서 싫다
꽃비는 처절해서 더 싫다
강물에 꽃잎들이 흩어져 흘러간다
청둥오리들이 낙화를 입에 물었다가 뱉는다
잉어들도 맛이 없는지 물었다 뱉어낸다
화무십일홍, 잠깐 피었다 지려니 그렇게 화려한 게다
봄날은 간다
여름 가을 오듯 간다
추운
겨울 동안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봄날은 또 여지없이
결국 지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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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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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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