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01. 2024
유월의 넝쿨 장미가
붉은 정염에 타오른다
이파리를 만지니 뜨겁다
나도 만지면 뜨겁던 시절이 있었는가
여름 한 복판
뛰어들던 물보라
옥빛 바다는 꿈이었던가
산호 속 열대어들이 부러웠다
남지나해의 무수한 기억들
유월의 장미가 붉게 타고 있다
나의 심장도 다시 뛰기 시작한다
그러나 잠깐 놀란 가슴은 이내
맥박이 꺼지고
시린 몸으로 돌아간다
유월의 참혹한 달이다
화려하고 찬란할수록
밀려드는 적요
섬 같은 달이다
소래포구를 지나며 유월의
갯내음은 더욱 짙어진다
찔레꽃 향기는 뒤따라 오는가
사평역을 지나면서 그대를 추억한다
넝쿨장미가 뜨겁게 혼자 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