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었다
상청이 차려지고 영정이 걸렸다
하얀 국화 앞에서 내가 혼자 웃고 있다
조문객이 없다
변방에 살던 시인, 화가다 보니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다
아니면 평소 행실이 남들에게
영 못되게 굴었던지
그렇게 2박이 지나고 발인 날이 왔다
주검은 용광로에 태워져
개망초 산기슭에 뿌려졌다
그날 화장터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가족, 친지들조차 내가 죽은 줄
모르는 모양이다
누군가가 초상을 숨기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죽어도 살아있다
바람으로...
영혼으로...
내 방에서 밝게 웃는 저 사람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