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 作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내가 죽었다

상청이 차려지고 영정이 걸렸다

하얀 국화 앞에서 내가 혼자 웃고 있다

조문객이 없다

변방에 살던 시인, 화가다 보니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다

아니면 평소 행실이 남들에게

영 못되게 굴었던지

그렇게 2박이 지나고 발인 날이 왔다

주검은 용광로에 태워져

개망초 산기슭에 뿌려졌다

그날 화장터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가족, 친지들조차 내가 죽은 줄

모르는 모양이다

누군가가 초상을 숨기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죽어도 살아있다

바람으로...

영혼으로...

내 방에서 밝게 웃는 저 사람은 누구일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