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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겨울을 지나가지 않았어요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는 추운 게 좋다

무더운 여름은 싫다

태음인이다


사람 많은 찻집에서 만납시다

시끄러운 소음을 삶처럼 느껴봅시다

천 개의 바람은 없어요

바람은 하나지요

천사가 어디 있겠어요

아침 햇살이 진정이겠지요

인연은 남겨 두십시오


계절이 다 지나가도 괜찮아요

또다시 오는 것이 계절 아니겠어요

우린 알고 있어요

스쳐간 인연이라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침 햇살 내리는 삼나무 숲길을 함께 걸어요

잊지 못할 사람이여


사라질 수는 없다

계절이 다 지나가도 아름답던 추억은 남아 있답니다

그날처럼 겨울이 오고 있어요

전차의 발자국 소리 따라

언덕 너머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가 볼 거네요

여행 가방이 천근만근 무겁네요


바다를 보러 갑시다

쓰가루해협 도 좋고

대한해협도 좋고

흑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보스포루스 해협도 좋겠습니다


겨울로 가는 마차를 타고 갑시다

누구와 가든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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