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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는 迷忘, 未忘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詩語로도 종종 사용했다

한자의 뜻은 다르지만

한글은 같은 표기이기도 하다

앞 것의 뜻은

"사리에 어두워 실제로는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헤맴"이고

뒷 것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만사에 휩싸여 살아온 세월이 모두 다 迷忘이다

인생이란 부초처럼 부박하기도 하고 파란만장도 하지만 모두가 허망한 세월인 셈이다

인간이 과연 우주의 승리자라 할 수 있을까

승리자는 시공이다


인간들이 헤매며 산 지가 수억 년이 지났다

동물에서 직립 인간으로 문명 인간으로 변천했다

다시 디지털 인간으로 변모해 가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헤매며 사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인간들은 잔머리의 대가들이라서

여전히 살 길을 찾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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