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27. 2024
늘 뚜껑을 찾는다
물병 뚜껑
냄비 뚜껑
반찬그릇 뚜껑
먼 옛날 기억은 뚜렷한데
금방 벗겨놓은 뚜껑들은 어디에 뒀는지 늘 찾고 헤맨다
이것이 치매 초기 증상이라던데
그런 건가
기억들이 사라지는 것은
뇌 세포의 노화이거나
뇌 세포의 죽음일 것이다
오늘도 차를 따라 마시고
찻잔 뚜껑을 이곳저곳 찾는다
의외로 뚜껑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잔 뚜껑이 있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전히
오늘도 머그잔 뚜껑을 이리저리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