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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22. 2024

자화상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란 프로그램에 참석해서

상대편 자화상을 그려주는 코너에 짝꿍이 그려준 자화상이다

물론 완성도는 높지가 않다


내가 연필 인물화 강의를 십수 년간 해 왔지만

기성 화가분들도 인물화를 그리기 힘들어하며 따로 배우러 온다

세밀하고 정밀한 작업이라서 스킬을 연마하지 않으면

닮은 그림을 그려낼 수가 없다


하지만 오늘 짝꿍이 그려준 내 자화상이 마음에 든다

꾸밈없이 정성 들여 진실되게 그려준 그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인물화를 이젠 죽어도 그릴 수가 없다

이미 오랫동안 물들고 고착화된 스킬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그림만이 좋은 것이 아니다


기성 화가들도 평생 자기 그림에 만족하지 못한다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결국 완벽한 그림을 그리수 없으며 미완의 그림을 남기고 죽는다

후세에 이 그림들은 명화로 남겨진다

사후에야 완벽한 그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자화상을 보며

나는 명화라고 생각하며 웃는다

나는 죽어도 그릴 수없는 소중한 그림 한 점을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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