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03. 2024
눈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웠으면 가지가 찢겨 나갔을까
축령산 잣나무도 간밤에 신음소리로 밤새 앓았을 것이다
한겨울에도 무성한 솔잎은 지지 않으니 눈의 무게가 사지를 눌러 찢어놓은 거다
솔아 솔아 독야청청하라고 기원했건만 폭설이 너를 가만 놔두질 않는구나
깃털 같은 함박눈이 삼박 사일 내려서
겨울 숲마다 눈에 무게로 신음하는 소리가 산을 울렸다
눈이 나무를 능지처참 하였으니
솔나무의 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눈은 가벼운 물건이 아니라 천근만근 무거운 돌덩어리 었으니
천지에 눈이 폭설되어 내렸다
그리고 적막강산은 눈의 무게에 모두 산울음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