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21. 2024

남한강




어느 날이었던가

눈 내리던 날

꽁꽁 언 강에서 미끄럼질 치며 깔깔 웃어대던 청춘


카페 '봉쥬르'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을까

그 기찻길도 살아 있을까


모닥불에 고구마 굽고

통기타 치며 노래 부르던 남한강가

물안개는 아직도 머리 풀고 그 산 허리를 오르고 있을까


밤새 술에 취해 울던

'鳳凰臺' 그 언니는 어떻게 늙고 있을까

남한강가를 기억하고 있을까

새벽안개를 기억하고 있을까


다 지나갔다

강물처럼 다 흘러갔다

기억조차 생소한 대동아전쟁 때

이야기들을 뭐 하러 들먹이냐 하겠지만

그때 우린 그냥 그렇게 살았다

그게 전부이기 때문에

할 이야기가 그것뿐이다


소멸하고 나면 그것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그뿐인 거지만


남한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