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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앞에 서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누가 칠해 논 색깔 앞에 한동안 서 있는다


속에는

화공의 막걸리가 보이고

꽁초가 수북한 재떨이도 보인다

술에 취해 색을 칠하고 붓칠을 했을 그 사람의 시간도 보인다

절망과 폐허의 그림자도 보인다


내가 그린 마음들도

그 붓질 속에 남아 있으려나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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