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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by 시인 화가 김낙필


젊었을 때는 동백처럼 붉었다

지는 노을은 붉지만 왠지 쓸쓸하다

지니까 그럴 것이다


지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명을 다하고 사라질 뿐이다

자연과 우주 소멸의 원리다


폭설이 좋다

원색들을 하얗게 덮어 버리니까 좋다

차도 덮고 집도 덮고 산도들도 강도 덮어버리니까 좋다

젊음마저도 덮어버리니까 좋다


호우시절에 연연하지 않는다

노을 같은 지금이 좋다

소명을 다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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