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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이불속에서

산 동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막바지 강추위에 나는 이불속에 있다

연탄불 때던 시절엔

식구들이 아랫목에 모여 앉아 고구마 깎아 먹으며 겨울밤을 지냈다

깔아놓은 이불속으로 손 발들을 집어넣고

발가락들이 부딪치면 서로 간지럽히며 깔깔거렸다

이젠 먼 옛날이야기 다


지금은 혼자 이불속에 있다

그 식구들 다 뿔뿔이 흩어지고 나 홀로 남았다

웃풍이 세서 코끝이 빨개지던 산동네

세수하고 문고리 잡으면 금새 얼어붙던 그 양철지붕 집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 나누던 그 이불속이 그립다


아, 그리운 부모 형제여 어디에 계신가요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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