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또 봄이 왔다
낼모레가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雨水다
세월은 저 혼자 참 잘도가서 수도 없이 거듭되는 봄이다
나무들도 몸을 풀고 기지개를 켠다
물이 올라 새움들을 또 틔우겠지
사람들도 시름을 잊고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 틈바귀에서 서울의 봄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드는 중이다
지긋지긋한 이 환란의 역사는 천년을 거듭되는 봄처럼 또 되풀이되고 있다
대단한 민족이다
천변은 걸으니 봄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잉어 떼가 유영하고 오리가 白鶴이 물가에 나와 봄을 환영한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자연이다
먼 산들도 물기를 머금고 있다
모두 다 봄이 이처럼 반가운데
사람들만 마음이 무겁다
광화문과 정동 뒷길에도 따사로운 봄이 찾아왔는데
사람들만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욕망이라는 깊은 잠에서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