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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의 미역국

아비, 소고기 미역국

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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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가 안 간 아들의 생일날이다

팔순의 비가 오십 줄의 자식 생일 미역국을 끓인다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소고기 사태와 불린 미역과 황태채를 볶는다

황태채가 오그라들 즈음 쌀뜨물을 냄비의 반에 반만 붓는다

조선간장을 한 스푼 넣어 간을 한다


한소끔 끓으면 쌀뜨물을 한번 다시 추가한다

잘게 썰어놓은 무와 두부를 넣고 다시 끓인다

간을 보고 모자라면 소금을 적당량 넣는다

후추도 넣어 풍미를 더해준 

팔팔 끓으면 불을 끈다


오늘은 잡곡밥 대신 흰쌀밥을 짓는다

다시마 한 장, 군내 잡을 식초 한 방울, 참깨 한 스푼, 올리브 오일 한 스푼을 넣는다

윤기 나는 영양 쌀밥이 완성된


팔순 애비가 오십 줄의 아들 생일 미역국을 끓인다

내 생일 미역국은 엄마를 그리워하며 내가 끓여 먹는다

이다ᆢ


아들은

끓여놓은 미역국도 안 먹은 채 말도 없이 어디론가 외출해 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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