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거대한 용기

by 시인 화가 김낙필



사랑했다

사랑이 흔하고 저렴해서 쉽게 쉽게 했다

지나고 보니 그건 사랑이 아니고 유희였다

무대 위 연극처럼 쉬운 발 연기만 했다

그걸 사랑이라 믿었다


호호백발이 된 즈음

사랑다운 사랑을 못해보고 살았다는 걸 알았다

그 많은 세월을 허송세월 했음을 알았다

헛살은 거다


억울해서

백수에 이르러 참다운 사랑을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미쳤다고? 치매라고?

문 O희 詩 속의 여자처럼 미친 듯이 해보련다

용기가 반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