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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워도 좋은 날

by 시인 화가 김낙필



꽃바람이 분다

북쪽 대륙에서 불어오는 황사에 눈이 어두워져도

남해 먼 섬의 꽃 소식이 올라온다


꽃망울은 어떤 재난에도 개의치 않고 움트고 핀다

어찌 자연의 웅대한 힘을 막겠는가

그렇게 봄은 찾아든다


따듯한 계절이다

천변이 난리다

잉어 떼가 유영하고

천둥오리가 새끼들은 데리고 나왔다

백학이 날아들고

버들강아지가 움튼다


사람들의 마음도 열렸다

두꺼운 패딩옷들을 벗고 가벼운 카디건으로 갈아입었다

도시의 거리마다 이렇게 꽃바람이 불어오는데

권모술수 정치만 아직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꽃바람은 만사에 개의치 않는다

그저 꽃을 피우고

꽃향기를 바람에 실어다 줄 것이다


바람피워도 좋은 날들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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