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소심하게 살다 보니 이룬 업적이 없다
낯가림이 심하고 성격이 소심하다 보니 사람 사귀는 일이 제일 어려웠다
사교적이고 밝고 쾌활한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은 선호하지 않아서 자꾸 피하게 된다
그래서 소모임을 좋아한다
단출한 모임에서 소소하게 노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니 큰 그릇이 못 됐다
나는 그릇으로 비유하자면 종재기 그릇이다
간장 종지처럼 조그마하다
그래서 소인배로 살았다
있는지 없는지 잘 보이지 않는 무효한 사람
그래서 인생이 낮은 평지 같았다
이제 황혼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늘 소심하게 존재 감 없이 살다 보니
말년에 와서 문뜩 사고를 치고 싶다
튀고 싶고 주목도 한 번쯤 받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든다
화려하게 치장도 하고
엉뚱한 짓거리도 해 본다
욕도 하고 큰소리로 떠들어보기도 한다
그러나 돌아온 자리는 늘 주늑든 작은 자리
내 그릇은 영원한 종재기다
성격은 고쳐지지 않는다
소심해서 한심하고
큰일 한번 못해보고 늘 돌아서 가는 내 길
영원하리라 믿었던 生이 사금파리처럼 부서져 흩어진다
이 生도 결국 여기까지 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