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畵家의 詩

by 시인 화가 김낙필


런천미트 깡통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가 지독한 니코틴 향기를 쏜다

생막걸리 빈통이 쓰레기통에 수북하다

먹다 남은 족발의 잔해가 처참하다

취중 진담처럼 화폭은 늘 술에 취해있고

물감들은 서로 밀고 당기며 섞여서 난감한 색깔들을 만든다

완벽한 그림이 없듯이 완성된 그림도 없다

늘 미 완성의 그림들이 그림의 완성이다

화가가 평생 만족한 그림은 한 점도 없다

시인이 완벽한 시 한수를 못 짓고 죽듯이

늘 미완성이 완성이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사는지 모르겠다

그냥 살아 있으니 사는 건가

그냥 멋모르고 사는 걸까

그럼 세상에 왜 왔는데

어쩌다 보니 뚝하고 떨어졌다?

그런 소리 하려면 다시 돌아가라


오늘 화공은 시를 쓴다

그림 닮은 시를 썼다

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화가가 아니라 시인이라고 차라리 시를 쓰라고

그날 이후 화공은 붓질을 멈추고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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