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내게 인생은 별게 아니었다

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인 그런 거였다

굴곡도 없고 파고도 없고 그저 그렇게 흘러간 삶이었다

그러니까 안 살아도 서운해할 것 하나 없는 그런 生

왜 세상에 왔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염세도 아니고 형이상학도 아닌 그런 시공에 남겨진 돌멩이 같은

미미한 존재감도 서운할 것 없다

때론 산다는 것이 큰 목적이 될 수 없다

옆에 있어준 사람들에게는 고맙다

아무 소용없는 사람에게 보내준 사랑에 감사하다


내게 인생이란 무의미한 여정처럼 살갑지 못했다

그저 흘러왔을 뿐이다

왜 그렇게 살았을까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가 마음이 좋으면 세상에 나쁠게 하나 없다는 어느 선사의 말이 생각난다

그러니 다 내 마음 탓인 게다


남은 여생은 묵언 수행이나 하며 살아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