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이 살아있어
말굽은 자꾸 어디론가 달려가려고 한다
이 말굽처럼 생자시인이 평생 섬으로 떠돈 것을
나는 이해하고 동감한다
떠나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으니까
죽을 것 같아서 떠나는 것임을 익히 안다
존재를 알고 싶어서
삶의 진실을 깨우치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다
오늘도 내일모레도 떠난다
그곳에는 나를 잠시 잊고 살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어서 좋다
나라는 존재를 버릴 수 있어 좋다
곳곳 이방인들의 다른 삶이 부러웠다
집시 같은 삶을 추앙한다
죽었다 깨도 그렇게 되지 못할 것도 안다
돌아와 보면 늘 다시 그 자리였으니까
역마의 말굽은 오늘도 어느 변방의 마을을 향해 가고 있다
늘 돌아오는 곳은 이곳 비루한 驛站(역참)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