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驛馬

by 시인 화가 김낙필


역마살이 살아있어

말굽은 자꾸 어디론가 달려가려고 한다

이 말굽처럼 생자시인이 평생 섬으로 떠돈 것을

나는 이해하고 동감한다


떠나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으니까

죽을 것 같아서 떠나는 것임을 익히 안다

존재를 알고 싶어서

삶의 진실을 깨우치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다


오늘도 내일모레도 떠난다

그곳에는 나를 잠시 잊고 살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어서 좋다

나라는 존재를 버릴 수 있어 좋다

곳곳 이방인들의 다른 삶이 부러웠다


집시 같은 삶을 추앙한다

죽었다 깨도 그렇게 되지 못할 것도 안다

돌아와 보면 늘 다시 그 자리였으니까


역마의 말굽은 오늘도 어느 변방의 마을을 향해 가고 있다

늘 돌아오는 곳은 이곳 비루한 驛站(역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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