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는다
먼 기억 따윈 버리고 정처 없이 걸어간다
그러면 갈 곳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가뭇가뭇 잊혀져 가는 당신을 붙잡고 싶지 않습니다
영영 보내 드리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사는 게 별거 있겠어요
그렇게 한 세월 흘러가는 겁니다
추억 따윈 던져 버리고
그리울 땐 눈도 감고요
귀도 막고요
말문도 닫아버리렵니다
숨만 쉬며 살아가렵니다
그럼 계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겠지요
한 세상 후딱 가버리겠지요
바다를 보러 방아머리에 나와 있습니다
비바람 불고 천둥이 칩니다
풍도 가는 배가 출렁입니다
배는 폭풍우에 출항하지 못합니다
옷이 흠뻑 젖어도 통쾌합니다
성난 파도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합니다
風島처럼 내일도
눈 감고 귀 막고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