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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설국

by 시인 화가 김낙필


에어컨도 선풍기도 커버를 씌웠다

내년에 다시 만나겠지

거리에 낙엽이 뒹굴고 바람이 차졌다


독감과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동시 접종으로 후유증을 걱정했는데 다행히 괜찮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몸 구석구석으로 염증이 생겨

저리고 아프고 그런다


빨리 흰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꽁꽁 싸매고 다니면 겨울도 포근하다

올해도 흰 수염 폭포를 다녀오고

청의 호수도 보고 싶다

설국 속에 눕고 싶다


여름도 이별

가을도 이별해야 겨울이 온다

수 백번의 이별 후에 오는 것은

까마귀 울음 우는 매캐한 겨울 들판


기다렸어요 겨울을

모든 것을 얼려버려서

폭포도 수염이 되고

호수도 거울이 되는

그래서 이별 후에 오는 것들을 얼려버려서 좋습니다

그렇게 동면이 들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다시 만나 사랑해 볼까요

그 사람이 생각나서

내가 이길 수 있는 건 참담한 이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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