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따듯한 오후 거실에 앉아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데
힐끗 창밖으로 흰 빨래 같은 게 펄럭이며 지상으로 추락하는 게 보였다
갑자기 공포심이 밀려와 창밖을 차마 내다보지 못했다
잠시 후 밖이 시끄러웠고 응급차량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 가까워 오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는데
누군가는 미처 날지 못한 것 같다
오랜만에 가을빛이 완연한데 왜 그랬을까
아, 가을이 싫다
요즘 세상에는 왜 추락하는 날개들이 그리도 많은지
이 가을이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