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온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몸이 무겁다

몸무게 때문이 아니고 근력이 빠져 힘이 든 거다

생자 시인께서 95세에도 하루 만보씩 걷던 체력도 하루아침에 무너져 떠나셨다

세월의 나이를 어찌 이기랴

순리대로 살아야지


젊음이여 안녕하던 그 어느 날이 찾아왔다

보폭이 작아지고 근력이 달리고 걸음이 끌리기 시작한 날

날은 왜 그리도 화창한지

우수 경칩이 지나고 춘분이 코앞이다


아래 녘에서는 매화 봉우리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생강나무 향이 바람 타고 예까지 와닿는데

사람들은 코스피에 열광하고 돈 싸들고 주식시장으로 몰려간다

저러다 또 한방 터지겠다


봄 오는 길목에서

힘겨워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른다

근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니까 얼마나 다행이냐

봄 내음이 풍겨오는 오후가 한가롭다


깊이 봄기운을 호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