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꽃

by 시인 화가 김낙필


할매 무덤가에 핀 할매꽃 곱기도 하다

고조 할매는 얼굴도 모르는데 무덤가 꽃을 보니 얼마나 예뻤는지 알겠다


안산은 종중산이라 해마다 친족들이 모여 차례를 지냈다

고조, 증조, 할배, 할매 선조들이 묻힌 햇볕 잘 드는 얕은 산이다

봄이면 진달래가 지천이고 양지바른 산소마다 소담스러운 할매꽃이 피었다


그 안산은 지금 온데간데없고

13층 아파트 10동이 들어차 있다

할매꽃은 이제 자취를 감췄고

나도 많이 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