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 題

by 시인 화가 김낙필



아보카도 씨를 발아시켜 나무로 키워서 열매를 따먹어 보겠다는 장기간 계획을 세워놓고 뿌리 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감감 무소식이다

졸혼으로 집 쫒겨난 창식이가 자연인이 되겠다고 산으로 들어갔다
다 놔두고 몸땡이만 나가라고 쫒아내서 맨몸으로 나갔다
그리곤 다시 산에서 내려오질 못했다

이틀에 한번씩 물을 갈아주고
오늘은 살구씨도 발아 시켜보려고 물에 담궜다
아보카도 씨 만도 못한 대우를 받은 창식이는 무슨 잘못이 있는걸까

꼰대가 되고, 할배가 되고, 찬밥 신세가 되고, 쫒겨나서 산으로 간
창식이가 죽었다
다음 生에는 차라리 아보카도 열매로 태어 나거라
이 生에서는 고생 많이 했다

비온뒤 땅이 굳는다고 했다
앞다투며 농작물들은 한뼘씩 웃 자랐다
비오는날 움추러든 큰스님의 어깨위로 우담바라가 피어났다
천년의 발아였는가
남생이 한마리가 양재천 개울밖으로 나와 자전거 도로를 횡단하다 멈췄다

아보카도 씨앗은 언제쯤 움이 틀까
살구씨는ᆢ?
창식씨는 왜 죽었을까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