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

by 시인 화가 김낙필


"이 여자"




그 여자의 몸에는 살이 없다

여자는 가믐처럼 비쩍 말라버렸다

죽을병 걸렸나해서 병원을 가봐도

전혀 이상이 없단다

요즘 세상엔 똥배 나오고 잘먹어서 병인데

뱃거죽이 등골에 붙었으니 이게 무슨 조화냐

이 여자를 안아보면 깽깽이 소리가 난다

뼈마디가 현 같다

잘 마른 후박나무로 만든 해금 같다

이 여자는 향기도 없고 습기도 없다

'포비돈 요오드' 소독약 냄새가 난다

마른 수레바퀴 돌아가는 삐걱 소리만 난다

한여름 방파제에 버려진 생선뼈처럼 남루하다

한참때는 몸 전체가 명품 이었다는데

지금은 마치 바싹 말려논 간재미 형상이다

花無十日紅ᆢ

자식들이 뜯어갔고 남편이 뜯어갔고

애인이 뜯어간 살들은 똥이 되고

여자는 이제 나의 화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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