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고
눕히지도 못하고
세우지도 못하는 애인
졸졸 따라만 다니다
만져보지도 못하고
다 가버린 세월
허망하고 아쉽다
억울하다
한때는 눈이 부셔서
바라보지도 못하고
그림자만 보고 다녀서
별이 아닌 땅이 된
그림자 애인
그렇게 한평생이
바람 가듯 가 버렸다
물 흐르듯 가 버렸다
하소연할 곳도 없이
흘러가 버렸다
이젠 모든 게
폭삭 삭아 버렸다
늙어 버렸다
애인의 그림자는 여전히
옛날 그대로 길고 긴데
오늘도 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도망갈까 봐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