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詩 人 이 떠 났 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김시인이 떠났다
새벽녘에 잠에서 깨어 꿈자리가 사나워 마음이 부산했다
간 밤 꿈의 계시는 정확했다
아침에 문자가 떴다
김시인은 지금쯤 강을 건넜을게다
조금 먼저 갔을 뿐 편히 갔으니 다행이다
오랜 인연을 끊고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일은 잠시 잠깐이다
남은 이들의 몫은 그리 지난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잊는 일처럼 쉬운 일이란 없으니까 말이다

본디 심성이 약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고집은 있지만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이었다
그저 평범한 사람, 변방의 시인 하나가 어느 날 갑자기 벼랑처럼 떠나갔을 뿐이다
빈소에는 처음 보는 여인 몇 도 다녀갔다
그를 좋아했던 사람들 같았다
그들 중 눈물을 보인 이도 있었다
그 사연은 누구도 알 길은 없다

미국에서 그의 처와 자식들이 왔다
오랜 세월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이다
그들은 울지 않았다
실감을 못해서인지, 살갑지 않아서 인지 그건 모르겠다
김시인은 오랜 세월 혼자 살았다
외로움이 그의 글을 쓰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열하는 몇몇 문상객을 보면 잘 살았는 듯싶다
자식 농사는 잘못 지은 듯싶고
처 복도 없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남들에게 사랑받은 낮게 흐르던 사람 같아 보였다
가족도 멀리 떨어져 살다 보면 남보다 못한 게 사실이다

20년 지기 김시인이 오늘 새벽 동맥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역병이 창궐한 작금에도 문상객이 꽤 많았다
그럭저럭 인생 잘 살았는 듯싶다

'사랑밖엔 난 몰라' 라던
김시인 잘 가시오
나중에 만납시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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