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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벽에 못을 박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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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 사온
육수용 멸치 한 상자 똥을 딸 거다
한 박스를 다듬으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거야
진득하게 해야지
어제는 감잎차 만드느라
감잎 따다 덖었는데 실패했다
곤죽이 돼 버렸어
반나절이나 고생했는데
담엔 잘해야지
쪽파 다듬는 일이나
멸치 똥 따는 일이나
찻잎 덖는 일이나
밭 냉이 뿌리 다듬는 일이나
다 수행하는 일 같아서
요령피지 않고 열심히 정진한다
손질한 멸치는 프라이팬에 달달 볶아 식혀서
밀봉 보관해야 오래 두고 사용한다
비닐백에 넣어 바람 통하는 베란다 벽에 걸어야지
바람벽에 뭐 걸린 게 많네
양파, 미역, 다시마, 황태, 마늘,
인진쑥, 종자 옥수수
농사 지을 것도 아닌데
종자 옥수수는 왜 걸어 놨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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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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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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