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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7 년 의 밤
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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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았네
밤은 길지 않고 짧았네
세상의 밤길이란 길은 다 다녔네
무서리 내리던 밤
긴 장마 끝 밤
소래 포구의 밤
찔레꽃 넝쿨진 밤
한계령 폭설에 갇힌 밤
청풍명월 벚꽃 날리던 밤
대공원 낙엽진
벤치의 밤
만취에 쓸어진 남한강변 밤
보름도 빗속에 떠내려가던 밤
창경원 밤꽃 흐드러지던 밤
문경새재
달 밝던 밤
매봉 오르며 진달래
꺾던 밤
울며 넘
던 박달재 막걸리에 취한 밤
마케도니아를 정복하러 애기봉 가던 밤
허수아비 옷자락 펄럭이던 동검도의 밤
울다웃다 하던 7년의 밤
먼 이국의 땅에서 손 잡고 걷던
무명의 밤
고성에서 떨어지던 별을 줍던 밤
반딧불이가 환상이던 밤
별무리 쏟아지던 고원의 밤
독수리 공원도
박쥐 공원도
원숭이 공원도
밤이었네
물 항아리 계곡에 천상을 못 올라간 선녀가 살았는데
그 집 술맛은
몽유도원이었네
불쑥 떠오르는 7년의 밤은 억울하지 않았네
바람처럼 흘러가버린 세월
더 사랑하지 못해서
더 웃지 못해서
더 울지 못해서 아쉬운
밤의 역사
그렇게 많은 밤들이 지나가고
아침이면
결국
혼자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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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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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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