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복 숭 아

by 시인 화가 김낙필




이게 무슨 맛 이래

까맣게 잊었던 반 세기 전 맛이 살아났다

산본 시장 가판대에서 산 복숭아 맛은

개 복숭아가 익어 내는 햇볕과

바람과 야생의 맛

옛날 그대로였다


오~ 세상에~

개울가에서 따 먹던 자연산 복숭아의 맛

내 유년시절을 송두리째 불러왔다


개복숭아 한 알이

진달래와 까치밥과 산나리가 지천이던 그 온전했던

앞동산에 와 있는 듯했다

맙소사, 까맣게 잊었던 유년의 맛을 수십 년 만에 마주하다니

경이로웠다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선

산과 들과 개울가

고사리가 지천이던 나트 막 한 동산들

앵두나무 우물가와

느티나무 가지에 걸린 그네와

동구 밖 염전, 나문재

황포 돛대가 들락이던 갯고랑


이 모두가 복숭아가 일시에 가져다준 추억의 맛이다

시장에 가서 더 사다 놓고 두고두고 음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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