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신뢰하지 않는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내 앞에서 남을 험담하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든

은혜를 준 사람이든 어쨌든

신뢰하지 않는다

남 앞에 가서는 분명히

나를 흉보고 음해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앞에서 늘 남을 칭찬하고

비호하는 사람을 나는 신뢰한다

남 앞에서도 날 늘 감싸고

칭찬해줄 사람임을 믿기 때문이다


내 앞에서

그렇게 흉을 봐놓고서

실상 당사자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천연덕스럽게 대하는 걸 보면 놀라서 기함을 한다

손바닥 뒤집듯 변하는 처세술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절친 중에서도

이런 이들이 꽤 있다

내 앞에서 남의 흉을 늘어지게 볼 때

내가 그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소름이 돋을 것이다

나는 너를 간사한 인격체라고

인식한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그대가 내 지인이긴 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점찍었다는 걸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남을 흉보는 것은

나를 흉보는 일과 다름없이 똑같기 때문이다


업을 쌓으면

업으로 다시 돌아온다

항상 남을 칭찬해야 나도 환영받는 인격체가 된다는 걸 깊이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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