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 떤 傳 文

by 시인 화가 김낙필





[선생님!

초면에 부탁 하나 드립니다

이 O우 선배님께

밀양의 후배가 많이 아프다고

전화 부탁한다고 전해 주세요

010 72XX 42XX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ᆢ김 O아]


생면 부지의 사람으로부터 傳文이 왔다

카톡이 나와 어찌 연결됐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많이 아픈 모양이다


친구에게

"이런 톡이 좀 전에 내게 왔는데

망설이다가 자네에게 전하네ᆢ

건강 유의하시게나"


친구는 내가 보낸 전문을 보고도 아무 멘트가 없다

"괜한 짓을 했나ᆢ"

마치 잘못한 것 같아 묻기도 곤란했다


어딘지 모르게 애틋한 사연이 숨어있는 듯싶다

많이 아파서 떠나기 전에

소식을 끊고 지낸

선배를 한번 보고 싶은 모양이다

연락이 닿던 안 닿던 서로의 사안이고 결정이니

해결됐으면 좋겠다


나는 "실례인 줄 아시니 전해 드렸습니다ᆢ"라고 회신했다


얼마 후 카톡에 답신이 달렸다

"너무 실례가 많았습니다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건강 챙기시면서

지내세요ㅡ선생님!ᆢ"


저녁이다

사위가 어두워지더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지나간 사랑은

가을비처럼 참 쓸쓸하고 슬프다

라는 생각을 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