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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無 明
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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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아낙처럼
티를 내고 떨구는 잎새들을
단풍이라 한다
세상이 물드는 날에
사람들 가슴도 함께 물들어 고운 빛깔이 되면 좋으련만
온통 숯 검댕이다
바보
멍청이처럼
이 계절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그저 살기가 급급하다
저물어 가는 벤치에는
노인들이 해거름을 한다
마치
풍경 속 낙엽처럼
죽음의 그림자가 마지막 색깔을 내듯
물든 감나무 이파리가 붉다
익은 감은 추락해 파편이 되는데
종아리가 시리다
곧 서리가 내리려나 보다
까치가 울더니
하나 남은 홍시가 반쪽이 됐다
그렇게 흔들리다 무너진 사랑탑처럼
추락하는 것들은 날개가 없다
파문처럼 부서지는 것이다
그렇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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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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