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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서 해 줘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의 자만과 오만과 교만과 편견과 무지를 용서하지 마시오

나는 모자라서 나 자신을 정말 몰랐오

형편없는 인간임을 몰랐오


그 죗값은 치르고 있는 중이오

향일암 새벽을 뚫고 떠오르는 먼동을 기억한다

해변 민박집 아랫목이 따듯해 행복했던 기억을 추억한다

홍갓 김치에 갈치조림

하얀 쌀밥에 파래김이 달고 고소했다


오동도 동백꽃 지던 날

여수 밤바다를 보러 갔다


이젠 젊지 않은 나이라서

후회가 밀려와도 어쩔 도리가 없다

지난 일들은 돌이킬 수가 없어서

죗값을 받으며 사는 수밖에


귀뚜라미 한 마리 방으로 들어와 사방 뛰어다녀도

나는 어쩔 수가 없다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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