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처럼

by 시인 화가 김낙필

선암사 승선교를 지나

깊은 가을로 들어가 보라

강선루에서 신선과 풍류를

즐겨 보시라

인생 뒷편 고즈녘한 저녁이 오면

기다릴 사람없고 찾아갈 이 없는

호젓한 그 길 걸어보라

살다살다 힘겨운 날

선암사 뒷뜰 절기둥에 기대어

하늘 한번 보고 땅 한번 보고

쓸쓸한 발끝으로 그대 이름한번

끄적거려 보라

그리 돌아 돌다리 건너 내려오는

뒤돌아 보지말고 슬픈 눈으로

개울가 돌맹이 한번 쳐다보라

그럼 신선처럼 몸이 가벼우리니

무저갱 우물처럼 깊어지리니

고목나무나 장승처럼 서서

후회를 떨고 잃은것 없이 고요히

내려 오리니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계란후라이 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