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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달력을 벽에 걸었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새해 달력을 받아왔다

노인네들이 좋아하는 농협 달력이다


'오미크론' 상륙으로 망년회는 취소됐다

인천 쪽은 오늘부로 발길을 끊는다

숭의교회 목사 부부가 큰 사고를 쳐서 나라 전체가 비상이다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또 시작했다


여행사가 다시 문 닫고

위드 코리아는 셧다운이다

달 남은 소의 해가 저물고

새해에는 범이 내려온다는데

인간들은 비 맞은 생쥐 꼴로 갈팡질팡이다

자연을 역행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는 중이다


새해 달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새해에도 역병의 그늘 속에서 계속 우울할 것이다

죽는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죽을 맛일 것이다


달력을 벽에 걸었다

작년과 똑같은 달력이다

나만 변해가고

달력은 세월 따라 말이 없다


노인들이 다 죽고 나면 새 세상이 올까

그리 바라던 젊은 세상이 올까


가혹한 심판은 어디까지 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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