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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도 도 새
by
시인 화가 김낙필
Dec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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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鞍山)에 가면 귀가 큰 여자가 있다
새처럼 지저귀고
도도새처럼 도도한 여자가
있다
지금은 멸종된 새
인도양
모리셔스 섬에 살던 새
날개가
필요 없던 새
사백
오십 년 전에 사라진 새
새 닮은 여자
귀가 만지고 싶어서
안산에 간다
그 여자의 사라진 귀를 만지러
간다
끝없이 사랑하지 않으면 불안한 남자가 도도새를 만나러 간다
사랑받지도
못하면서
늘 사랑에 빠져 사는 남자가
귀 큰 여자 귀를 만지러 간다
안산에 가면 메타쉐콰이어 숲길이 있다
그 숲길에 도도새도 살고
귀 큰 여자도 있다
그 귀를 만지고 싶어서 간다
귀 큰 여자는 인자하고 풍요로워 보여서 좋다
부처님 닮아서 좋다
도도새도 좋다
우리는
소중한
것부터 사랑해야 한다
소중한 것은 먼저 떠나 버리기
일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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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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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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