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이 지나니 곧 세밑이 코앞이다
한 해가 이리 무심히 흘러가고 만다
새해에는 그렇다고 별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 그렇게 흘러가고 마는 것이다
봄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되고
꽃이 피고 지고
바람 불고 비 오고
낙엽 지고 눈 오고 하면
또 한 해가 속절없이 가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가 인간의 생을 이끌어 가는 것처럼
세월은 유수와 같다고 했다
그렇다
눈도 어둡고
몸도 여기저기 신통치 않고
정신마저 산란하니
세밑에 만 가지 상념뿐이다
낙엽 지듯 사람도 지는 것이니
마른 가지에 파르르 떠는 시공이 곧 生이다
적막강산, 사위가 고요하니 세상이 멈춘 듯하다
북풍한설 맹 추위로 나라가 얼어붙었고
개미들은 오늘도 일터로 간다
개미처럼 일해야 사는 인간들은 오늘도 지옥 전동차를 탄다
마스크를 쓰고 이 출구 저 출구로 뿔뿔이 흩어져 사라진다
신도림역 계단은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生의 병목 지점
전쟁터 다
세밑으로 정치판은 요란하고
정치꾼들은 여기저기 줄 서기 바쁘다
도둑놈들의 나라
도둑놈들만 바쁘다
도둑놈들의 나라에 백성들의 피곤한 하루 해가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