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 것도
정확하게 말하고 싶었어/ 했던 말을 또 했어
채찍질/ 채찍질/ 꿈쩍 않는 말/ 말의 목에 팔을 두르고
니체는 울었어/ 혓바닥에서 혓바닥이 벗겨졌어
두 개의 혓바닥/ 하나는 울며/ 하나는 내리치며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었어/ 부족한 알몸이 부끄러웠어
안을까봐/ 안길까봐/ 했던 말을 또 했어
꿈쩍 않는 말 발굽 소리/ 정확한 죽음은/ 불가능한 선물 같았어
혓바닥에서 혓바닥이 벗겨졌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두 개의 혓바닥을 비벼가며/ 누구에게 잘못을 빌어야 하나
- 장승리, <무표정> 중에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