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오늘부터 3개월동안 프로젝트를 하나 꾸려볼까 한다. 중화권 기업 중에 우리나라에 진출해있는 기업 30곳을 만나 글을 써보면 어떨까. 중국 출장을 다녀오면 항상 아쉬운 점이 남는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얻어도 한국에 돌아오고 나면 그것을 다시 떠올릴 계기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라도 중국 현지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말을 섞어보고 나면 그것이 자극이 된다. 텐센트가 그랬고, 화웨이가 그랬고, DJI 가 그랬다.
나의 10년, 20년 뒤 미래는 중국이나 대만 홍콩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궤적이 그랬고, 어떤 식으로든 이 방향성대로 흘러가게 될 것이란 예감이 강하게 든다. 나는 기자로서, 기업들을 출입하는 산업부 기자로서 중국 기업들의 성장과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작은 전공 때문이었고, 지금은 진로를 위한 스스로의 선택 덕분이다. 기자는 사람을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 보통 '일을 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정해진 출입처에 정해진 사람들만 만나왔다.
만나보고 싶은 기업들을 리스트업해서 그곳이 10대 그룹이든 중소 벤처 기업이든 내가 모르고 있는 분야를 새롭게 알게 되고 싶다. 어떤 질문을 할지 요즘 화두는 무엇인지. 내 밑천이 드러나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분야의 전문 기자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는 '무엇'의 전문 기자가 될 것인지 선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야는 많고, 이미 전문가는 넘쳐난다. 나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다른 인생의 선택지처럼 결단이 필요한 부분인데 나는 이 길을 한번 걸어보려고 한다.
카카오톡이 작은 광고창 하나로 하반기 7백억 매출을 올릴 전망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시시각각 진화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모델을 구상하고 구동하기 위해 일을 한다. 그런 변화들을 눈여겨 보고 의미있는 기사거리로 나의 지적 자산으로 만들고자 한다. 2박 3일, 3박 4일의 짧은 일정으로 찾은 중국 선전이란 도시에서 젊은 기업들의 성장을 보았다. 그보다 더 짧은 하룻밤의 일정으로 만난 중국 친구들의 거칠 것 없는 도전과 성공에 정신 차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주말도 있다.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또다른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대학 교수와의 대화도 아주 즐거웠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 늙은 사람이 될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오래된 인물이 될 것인가. 누군가의 선후배나 동료, 파트너이기 전에 나라는 개인이 어떤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30년의 인생을 살았고 앞으로 남은 50여년의 인생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지 지금쯤 정해보는 건 좋은 분기점이 될 것 같다.
다음주 월요일 점심 알리바바코리아 언론 담당자를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