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d-63 치팅은 죄가 아니다

눈 맞고 여의도 한바퀴

by 민지숙

풀 마라톤을 준비 중인 선배의 뽐뿌로 주말 아침 여의도 공원을 달리기로 했다. 한 바퀴를 돌면 10키로 정도 나온다고 해서 매번 5~8키로 사이로 뛰던 기록을 조금 늘려보고자 도전을 감행했다. 원래 함께 달리기로 했던 러닝 팟이 깨지면서, 역시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회사 후배와 함께 달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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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눈이 내리는 아침일 줄이야. 종로에서 여의도로 넘어가는 도로에서 조금씩 흩날리던 눈발은 여의나루역에 도착하자 제법 굵은 눈송이가 되었다. 생각보다 날은 춥지 않았지만 눈 오는 하늘은 회색빛에 꾸리꾸리한 색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돌아갈 수는 없고, 8시가 조금 안 된 시간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의나루역에서 국회의사당까지는 2키로 조금 넘었던 것 같다. 문제는 코스가 막연히 여의도 섬을 따라 둥글게 나있을 것이라 믿었던 우리들이었다. 나는 선착장으로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길에 멈춰섰고, 후배 역시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해 해메었다. 눈발은 더 굵어지는데 우여곡절 끝에 원래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마지막 1키로는 다리가 풀려 거의 절어가다 싶이 했다. 자꾸만 길을 잘못 들었고, 종아리에 펌핑이 오는데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조금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직선이면 중간에 돌아왔을 것을 완성된 한 바퀴 원을 보고 싶은 마음에 꾸역꾸역 코스를 끝까지 돌았다. 다시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허벅지랑 허리가 땡겨서 죽는 줄 알았다.

사실 오늘의 빡센 유산소는 ‘치팅 데이’를 위함이었다. ‘속인다’는 뜻의 ‘cheating’과 ‘day’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 날은 1~2주 동안 지켜왔던 다이어트 식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식사를 하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크림파스타가 너무 먹고 싶었고 남편은 피자가 땡긴다고 했다. 벼르고 별렀던 한 끼에 동묘에 몇 번 가봤던 분위기 좋은 파스타집에 1등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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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은 죄가 아니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지켜왔다면 그동안 부족했던 탄수화물 섭취를 보충해주고, 식단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폭식을 예방해준다. 이 날 하루 충분히 먹고 그 에너지로 더 힘껏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다. 적당한 치팅으로 스스로를 다독여주면서, 그 다음 한 끼는 곧바로 클린식을 진행해준다.

치팅 역시 보통의 한 끼 식사일 뿐 스스로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면 역효과가 난다. 죄의식을 가지고 그 다음 끼니를 계속해서 굶거나 무리한 유산소로 먹은 것을 모두 태워버리려고 하면 그 역시 균형을 무너뜨린다. . 그렇지만 너무 과한 치팅은 소화기관에 부담감을 주고 식단을 무너지게 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번 한 주 식단을 잘 지켜왔고, 체지방 감량도 순조롭다. 오늘 맛있게 먹은 한 끼는 다음 주에 또 기운을 차려 운동과 식단 습관을 지켜나갈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한 숨 푹 자고 일어나 클린식으로 저녁도 챙겨 먹었다. 마음먹고 뛰었던 여의도는 생각보다 달릴 만 했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덕에 점심 치팅 역시 욕심 내지 않고 적당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식단

아침: 바나나

점심: 파스타 + 피자 + 샐러드 + 다식

저녁: 닭가슴살 스테이크 + 단호박 + 요거트 + 샐러드


운동

여의도 한 바퀴 70분 + 스트레칭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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