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끼를 다 못 먹고 잤더니 새벽 복싱에 기운이 많이 딸렸다. 그래도 시키는 횟수와 시간은 다 채워서 한다에 의의를 두고 있었는데, 암워킹 시리즈를 간신히 끝냈더니 팔굽혀펴기가 추가됐다. 이틀 동안 헬스장에서 나름 팔과 어깨 운동을 한 덕인지 조금 뻐근한 게 생각보다 잘 되는 느낌이었다.
근데 왜 하필 오늘, 헬스 코치님도 암워킹 시리즈를 준비하신 걸까. 그래 시키면 해야지. 반쯤 내려놓은 마음으로 암워킹-레그레이즈-런지 상하체 골고루 조졌다.언젠가는 복싱쌤과 피티쌤을 만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해도 좋은데 아침 운동과 저녁 운동은 다른 걸로 시켜주세요....
그렇지만 나는 사실 이런 수동적인 훈련을 꽤 좋아하는 사람이다. 주어진 과제를 어쨌든 생각 없이 끝내는 게 마음이 편하다. 팔뚝을 펴라면 폈다가, 무릎을 굽히라면 굽혔다가, 엉덩이를 조이라면 조였다가 끙끙 앓다보니 한 시간이 금새 지났다.
식단에 더 신경을 쓰게 되면서, 아침은 사과 반개에 계란 하나를 차에서 먹었다. 아침에 고구마나 바나나는 좋지 않고 단백질도 꼭 먹어주라는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복싱을 마치고 운전하면서 출근길에 먹기 편해 바나나를 자주 먹었는데, 공복에는 좋지 않은 음식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배고픔을 조금 참았다가 기자실에 도착해 아침으로 오트밀을 먹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점심에 한 끼, 퇴근하기 전에 간단한 끼니, 운동 후에 또 적당한 단백질을 먹어주라는 게 주어진 식단 루틴이었다.
저탄수 고단백 음식을 찾다보니 올리브영에서 파는 각종 제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늘 처음으로 단백질셰이크라는 것을 내 돈 주고 사먹어 봤다. 점심까지 무난하게 먹었는데 입이 심심하던 차에 미숫가루 맛의 음료가 들어오니 정말 살 것 같았다. 오물오물 만족스럽게 한통을 비우니 배가 가득 찬 느낌이었다.
그 에너지를 받아 저녁 헬스와 유산소까지 깔끔하게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쿠팡에서 주문한 오트밀이 도착해 있었다. 오트밀도 내가 해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일단 물을 넣고 전자렌지에 돌리니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 났다. 바나나도 조금 넣고, 마지막 남은 계란 한 개까지 먹으니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두 번째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