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d-47 피티쌤도 식단을 합니다

내게 허락된 건 오트밀과 닭가슴살뿐

by 민지숙

“저도 이제 다이어트 하려고요”


치팅 금지조치로 내 마음을 소란스럽게 한 피티쌤이 본격적으로 식단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에 세 끼는 무엇으로 몇 시에 먹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최대한 준비하기 편한 식단을 추천해주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내가 매일 먹을 수 있는 건 오트밀과 닭가슴살이다:)

국가대표 대회를 준비 중인 피티쌤 역시 먹고 있다는 도시락을 보여주었다. 닭냄새가 강하게 나는 플라스틱 통에는 오트밀과 잘게 잘려진 닭가슴살뿐이었다. 그래. 그걸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있었다. 당분간은 그냥 시키는 대로 먹어보자. 별다른 생각없이 저녁에 세끼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초간편식단.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완성되는 오트밀닭죽!!!!!!


연휴가 끝난 월요일인 오늘은 새벽 4시부터 악몽에 잠을 설칠 정도로 일어나기가 싫었다. 어제 첫 피티의 충격으로 우울감이 엄청나서 재밌게 하는 복싱도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좀 더 자고 운동을 건너뛴 뒤에 오전이 지나고 나면 지금보다 더 마음이 즐겁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떤 정신으로 옷을 입고 도시락을 챙겼는지 모르겠는데, 밤새 비가 내린 마을 골목을 터덜터덜 걸어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했다.

새벽 복싱 한 시간, 퇴근 후 피티 수업에 유산소까지. 하루 3시간 운동량을 채우고 나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그제야 찬찬히 되돌아볼 수 있었다. 천방지축얼렁뚱땅빙글빙글 돌아간 느낌이다. 오늘 처음으로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버벅거렸지만 그 역시 무사히 끝났고, 조금 이른 퇴근에 여유로운 운동 시간을 보낸 뒤에 집에 돌아와 피티쌤이 확인해준 닭 안심과 계란 샐러드를 저녁으로 먹었다.

하루하루가 이렇게 다를 일인가 싶다. 내일은 또 어떤 위기와 뿌듯함이 번갈아 찾아올지 모르겠다. 나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내가 생각했던 대로만 하루가 흘러가지는 않는다. 부디 남은 한 달 반의 시간이 버틸만 하길 기도한다.


덧) 오늘 처음으로 배운 기구 힙 운동은 엉덩이에 쥐가 나는 느낌이었다. 헬린이 파이팅.


식단

아침: 고구마 1개 아메리카노

점심: 계란 2개 반 + 닭가슴살 + 바나나

저녁: 계란 1개 + 닭가슴살 + 샐러드


운동

복싱 60 + PT 어깨/ 엉덩이 80분 + 유산소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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