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 d-28 밀가루 데이

조식 라면 + 테라로사 빵투어

by 민지숙

집채 만한 파도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지 못했다. 벼르고 별렀던 라면이 먹고 싶어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몽롱한 남편을 깨워 38휴게소로 차를 끌고 갔다. 새벽 7시부터 문을 여는 휴게소 분식점 첫 손님은 우리였다. 떡라면과 김치라면을 주문하고 편의점 김밥도 한줄 사와 테이블에 앉았다. 두 달 만이다. 드디어 라면을 먹으러 왔다.

집에서 끓인 라면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라면과는 맛이 다르다. 불 세기 때문인지 탁 트인 바다고 보이는 전망 때문인지 이곳 라면은 어디서든 생각나는 그런 맛이다. 국물이 딱 맛있게 짜고 풀어진 계란과 파, 잘익은 떡이 어울어져 최고의 맛이 난다. 참치김밥은 생각보다 맛이 없었지만 정말 먹고 싶었던 라면 한그릇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점심은 주문진으로 넘어가 생선구이를 먹었다. 실비생선구이라는 유명한 곳이었는데, 속초 88생선구이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젓갈 3종류를 김에 싸먹는 건 마음에 들었다. 밥은 3분의 1 정도 먹었는데, 후식으로 테라로사 빵 투어를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들뜬 마음에 흐린 하늘에도 기분은 날아갈 듯했다.

사천해변에 있는 테라로사 까페. 강릉 본점은 차도 사람도 너무 많은데, 통나무집 컨셉의 이 분점은 한적한 편이다. 까눌레와 퀸 아망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좀 더 평이 좋은 퀸 아망 하나와 레몬치즈케익을 주문했다. 강릉 블렌드와 남미 커피 한잔을 시켰는데 예쁜 잠에 담겨져 나온 두 잔의 커피 모두 아주 맛있었다. 물론 빵은 말할 것도 없는 맛이었다.


버터의 향이 진하고 아삭한 식감의 설탕이 씹히는 퀸 아망이 정말 맛있었다. 레몬향이 감도는 치즈 케익은 조금 양이 많았지만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매일매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월화수목금 열심히 보낸 뒤에 토요일 한낮의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 남편과 마주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났다. 부른 배를 안고 아파트로 돌아와 한숨 낮잠을 잤다.

단잠을 실컷 잔 뒤에, 하나도 막히지 않는 토요일 저녁의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또 출근을 해야 하지만 에너지는 충분히 차올랐다. 너무 오랜만에 밀가루를 먹어서인지 더부룩해 저녁은 건너 뛰기로 했다. 오랜만에 파란불이 들어온 남산타워를 보면서 한 시간 산책을 했다. 바디프로필 준비인지 먹방 다이어린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는 이렇게 보냈다.


식단

아침: 라면 + 김밥

점심: 생선구이

간식: 빵빵빵


운동

걷기 60분 + 복근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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